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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세상에 알리자! 지리산의 저항과 분노를 [10월25일 SOS지리산 후기]
이른 9시가 되자 성삼재 주차장은 만차가 되어버렸다. 이 시기 단풍인파로 몸살을 앓는 곳은 내장산국립공원이 아니라 지리산국립공원을 관통하는 성삼재도로다. 10시를 넘어서며 밀리기 시작한 차들은 11시를 고비로 절정에 달했다. 차들은 시암재, 심원마을부터 꼼짝도 못한다고 했다. 차들은 도로에 늘어서 있고, 사람들은 차에서 내려 높은 곳을 향하여 걷고.. 사람과 차들이 뒤엉킨 이 장면, 하늘에서 본다면 지리산 한복판에서 난리가 난 형국이리라.
하여 10월 25일 1시부터 시작하기로 한 'SOS 지리산'은 2시가 되어서야 시작되었다. 참석하기로 한 스님과 목사님이, 지리산생명연대 식구들이, 기자들까지 모두 늦으니 어쩔 수 없었다. 한편 다행인 것은 지름 250cm 풍선에 바람 넣을 시간을 확보하였기 때문이다. 오늘 'SOS지리산'은 '대형 풍선 띄우기와 봉화 전달'로 지리산에 닥친 위기를 알리고자 기획된 행사였다.
↓ 전기 없는 노고단고개에서 지름 250cm 풍선에 바람을 넣을 방법은 사람의 힘뿐이다. 케이블카는 안 된다고, 지리산을 그대로 놔두라고.... 노고단 단풍에 빠져있던 분들이 하나둘 합류했다. 의도하지 않았으나 '풍선 바람 넣기' 덕분에 체험을 통한 케이블카 반대 활동이 진행되었다.
2008년 환경부가 케이블카 규제를 풀겠다고 선언한 이 후, 국립공원에 접한 지자체들은 앞을 다투어 케이블카 건설을 추진하였고, 급기야 지리산국립공원에만 4개의 케이블카가 추진되고 있다. 어디는 30년째 추진 중이어서, 또 어디는 지리산 최고봉이 있으니까, 또 다른 곳은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으로, 김치냉장고 사듯, 나무보일러 장만하듯, 지리산 케이블카는 그렇게 우리의 현실이 되었다.
국립공원제도를 만들고 세계적으로 국립공원을 제일 먼저 지정한 미국의 국립공원에는 케이블카가 단 한 곳도 없다. 1990년대까지 케이블카 바람이 불던 일본의 자연공원들도 지금은 케이블카를 건설하려는 곳이 없으며 오히려 철거하는 추세이다.
그럼에도 환경부는 5월 1일 자연공원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자연보존지구 내 케이블카 거리규정을 2km에서 5km로(시행령안 제14조의2), 케이블카 정류장 높이를 9m에서 15m로(시행규칙안 제14조제2호) 완화하겠다고 하였다. 국립공원을 보전하라는 임무를 망각한 환경부, 대체 그들은 어디로 가려는 것일까?
환경부가 정신을 놓으니 지리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 지난 10월 12일, 산악인과 종교인과 지역주민이 이곳 노고단에서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자연공원법 개정안 철회' 기자회견을 하고 천왕봉, 반야봉, 노고단에서 무기한 산상시위에 돌입하였다. 환경부장관을 만나자고, 국립공원 보전에 대해, 케이블카 건설에 대해 얘기하고자 하고 있으나 묵묵부답이다. 환경부가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면 우리는 산에서 겨울을 날 수도 있다.
↓ 10월 12일 진행된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자연공원법 개정안 철회' 기자회견. 천왕봉, 반야봉, 노고단에서 산상시위에 들어간 사람들(사진 순서대로 민족 성지 지리산을 위한 불교연대(준) 스님들, 김병관 대장, 노재화 사무국장-지리산기독교환경연대)
4대강 토목공사, 용산 참사와 쌍용자동차, 손석희 교수 100분 토론 하차... 일도 많고 탈도 많으니 국립공원 케이블카는 언론도 주목하지 않는다. '아시잖아요. 문제가 너무 많아요. 미안해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나쁜 신문들은 외면으로, 착한 신문들은 지면 부족으로 지리산 케이블카를 실지 않는다.
지리산은 그냥 산이 아닌데, 민족의 영산인데, 우리의 가치와 정체성이 녹아있는 곳인데,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인데... 매일 매일 가슴이 무너져내린다. 지리산에 포크레인이 들어와야, 그때야 나서게 될까? 'SOS지리산'은 급한 마음에 계획한 일이다. 제발 우리에게, 지리산에게, 국립공원에게 눈을 돌려달라고. 제발!
↓ 지리산권시민사회단체협의회를 대표하여 박두규 님(지리산사람들 대표)이, 민족성지 지리산을 위한 불교연대(준)을 대표하여 법인 스님(실상사화엄학림 학장)이 인사말을 하였고 최화연 사무처장(지리산생명연대)이 산상시위 경과보고를 하였다.
↓ 이원규 시인이 시낭송을 한 후 강미연 어린이(7세)가 법인 스님과 박두규 대표에게 SOS지리산 봉화를 전달하였다.
↓ 박두규 대표에게 전달된 봉화는 노고단에 올라온 어느 모녀에게 전달되었다. 사람에서 사람으로, 마음에서 마음으로 지리산의 위기를 알리는 봉화는 반야봉에 머물다, 토끼봉, 연신봉과 제석봉을 거쳐 11월 1일 천왕봉에 도착할 것이다.
↓ 이제 'SOS지리산' 풍선을 띄울 차례이다. 미쳐 바람이 채워지지 못한 풍선, 제 모습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아이들의 힘으로 들어올려진다. 지리산의 아픔을 담아, 세상을 향해 외친다.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그대로 놔두라고. 지리산의 아픔을 함께 치유하자고.
국립공원은 우리나라 자연생태와 역사문화 보전을 위한 핵심지역이다. 국립공원에는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 한라산이 있으며, 수도권 시민들이 사랑하는 북한산이 있고, 우리나라 최초로 국제적 기준의 국립공원으로 등재된 설악산이 있다. 1967년 지리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이래, 자연보존지구에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자연공원법을 개정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2008년 한국리서치 여론조사결과, 국민 10명 중 7명이 국립공원에 케이블카가 건설되는 것에 반대한다고 응답하였고, 산에서 만난 100명 중 98명은 지리산에 케이블카라니 말도 안 된다고 한다. 일본제국주의가 민족정기를 말살하려고 우리 산 곳곳에 박아놓은 쇠못을 뽑은 게 엊그제인데, 정부가 나서서 민족의 영산에 철탑을 박으려 하다니... 이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한다.
환경부는 알고 있는가! 그대들이 절대, 결코, 말도 안 되는 일을 하려 한다는 걸
환경부는 듣고 있는가! 외침을, 아우성을, 소리없는 저항을, 끓어오르는 분노를
사진_ 정결 님 (구례에 사는 청소년), 글_ 윤주옥 사무처장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새로운 진보정치를 위하여!





